- 집단의 전이
전이현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치료집단에서 집단구성원들은 전이왜곡 때문에 치료자를 잘못 지각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흔 히 볼 수 있다. 치료에서 해석을 시도할 때 하나의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정확할 수가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임에도 많은 치료자들은 반복적으로 해석과 관련된 실수들을 범하곤 한다. 해석에 앞서는 생각은 정신의 흐름이며 현상이며 이것은 치료자의 언어로 형성화되는 순간에도 여러 가지 포착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변화한다. 그것은 치료 자의 내면세계로부터 연결되고 둘이나 그 이상의 사람들 사이에서 경험한 생생한 관계로 움직인다. 집단에서는 구성원의 내적 · 외적 진솔 함에 토대를 둔 해석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의사소통자로서 집단치료자의 주관적 적용에 의존하게 되는 경향성이 있다. 그러므로 집단에서 치료자는 치료적으로 융통성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집단의 다양한 기능을 존중하고, 비합리적인 요소를 치료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외에 치료자 자신의 건강한 내면 성숙이 다른 어떠한 요소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집단이 처음 만나서 치료자를 통해 느끼게 되는 어떠한 감정이 아무런 표현 없이 그냥 지나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치료자의 상징은 집단구성원 개인에게 일련의 초기감정을 불러 일으키므로 다양하고 복잡한 경험적 대상으로 투사하게 된다. 필자가 수년전에 경험했던 어느 한집단의 예를 들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그 집단에는 8명의 구성원이 치료자와는 조금 떨어진 거리로부터 자리하고 앉아 열심히 대화에 집중하고 있었으나 치료자가 그 방에 들어서자 일시에 약속이라도 한듯 치료실은 조용해졌다. 어떤 구성원은 고개를 아래로 향한 채 시선을 피하고 있었고, 어떤 구성원은 밝게 웃는 얼굴로 치료자를 응시하며 눈인사를 하였고, 또 다른 구성원은 옆 사람과 무엇인가를 속삭이며 치료자를 조심스럽게 훔쳐보곤 하다가 곧 다시 안정된 분위기로 치료자에게 집중하게 되었다. 첫 모임이 끝나고 두 번째 모임에서 지난시간의 첫 만남의 느낌을 나누는 것으로 부터 집단이 시작되었는데 집단 과정 내내 밝게 미소 짓고 매우 협조적이던 한 구성원이 집단 첫날의 느낌에 대해 말하면서 치료자의 미소가 매우 기분 나빴다는 표현을 하였다. 다른 구성원들은 놀랜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고 순간 나 또한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곧 바로 회복할 수 있었고 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치료자에 대한 그의 전이와 함께 재연된 가족역동과 개인역동은 강렬하게 집단 내에 전이되고 그의 사랑과 분노의 심상은 동작과 연극화로 이어졌으며 다시 집단그림으로 창작되었다. 세 번째 만남에서는 전날까지 이어졌던 감정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그림은 파괴적이고 슬픈 이미지로 또는 안전함과 떠나보냄과 쉼으로 표현되었고, 집단속에서 더 이상은 비밀스러움은 불필요한 것으로 집단 내에서 승인되고 강한 응집감으로 집단이 형성하는 것을 나타내었다. 많은 집단에서는 전이의 결과로 치료자를 초인적인 힘을 가진 이상화 대상으로 여길 수도 있으며 반대로 치료자가 집단구성원으로부터 불신되고 오해되며 도전받는 부정적전이의 예도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전자의 전이는 긍정적전이로서 집단의 모든 만족한 결과를 치료자에게 돌리게 됨으로써 나타난다. 이때 과대평가된 치료자를 둘러싸고 구성원들 간에는 치료자를 독점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게 되며 만약 독점하지 못했다고 느끼게 된다면 그 구성원은 또는 구성원 간에는 시기와 실망으로 감정의 대립이 일어나기도 한다. 후자의 부정적전이의 결과는 치료자를 적으로 느껴 자신들을 핍박한다고 비난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보편적이고 가장 흔히 있는 구성원들이 하는 불만섞인 비난은 치료자가 너무 차갑다, 비인간적이다. 비전문적이다. 도움이 안 되었다, 비용만 아깝다.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다 등이다. 부분적으로 이러한 구성원들의 비난은 실재현실에 기초한 것이며 구성원들은 치료자가 보다 인간적이길 바라지만 집단치료자들은 몇 가지 이유 때문에 특정한 거리를 요구할 뿐 아니라 실재 구성원들의 인간미 있는 치료자에 대한 기대는 이상적인 따뜻함 외의 상반된 기대 또한 가지게 된다. 다시 말하면 집단에서 노출되는 집단치료자를 향한 구성원들의 비합리적인 느 낌의 근원은 너무나도 다양하고 강력해서 집단내의 전이현상은 어떠한 모습으로든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치료자가 집단에 대해 안내자로서 책 임을 갖는 한 전이는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집단치료자는 깊고 복잡한 전이의 왜곡과 발생을 인식하고 치료적으로 안내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역전이에 대한 집단미술치료사의 역할
집단상황에서 치료자의 역전이는 구성원에 대한 적절하고 정상적인 감정의 반영이며 중요한 치료도구이며 공감과 이해의 토대이다. 치료회기에서 치료자는 자신에게 적절하지 않다고 느끼거나 어떠한 감정을 느낄 때 자신의 역전이를 알아차리게 된다. 이것은 내가 아닌 경험이며 그것은 때로는 집단과 구성원이 거부하는 경향이기도하다. 이것은 의식적인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무의식적이고 전이현상보다는 뚜렷하지 않을 때가 간혹 있다. 나는 소극적이고 저항적인 한 교육집단에서 졸음을 견디지 못하고 순간 졸았던 기억을 떠올려 예를 들어보려고 한다. 그 집단의 구성원은 집단과정에서 힘없고 나른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그 집단은 종일 임상을 하고 지친 몸으로 야간 수업에 참여했기 때문에 매우 피곤할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러한 집단에 나는 때때로 불만을 표현하기도 했었다. 그 날은 구성원들이 유난히 지쳐보였는데 그 앞에 있는 나 또한 졸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비몽사몽 상태로 들어가 버리곤 했다. 처음에 나는 전날 4시간을 심야버스를 타고 새벽에 서울에 도착하여 아침강의 시간을 맞춰야 했기 때문에 졸음의 원인이 2시간 정도 밖에 잘 수 없었던 상황적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른 집단에서는 밤을 꼬박 새워 일을 하고 다음 날 종일 강의를 한 경우에도 그처럼 졸지는 않았던 것을 떠올릴 수 있었기에 나의 졸음이 전날의 피로감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치료자가 자신의 역전이를 구성원의 전이와 관련하여 주의를 집중하여 생각해보아야 하는 이유는 앞에서 제시한 집단에서 나의 졸음과 같은 현상처럼 치료자 자신의 내적갈등과 무의식의 과정을 회피하는 방법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치료자가 치료의 초점에서 이미지인식 을 목표로 삼았다면 전이는 분명치 않을 수 있으며 역전이는 구성원개인의 창작과정에 비효과적이라고 간주될지도 모른다. 역전이를 다루는 데 있어서 치료자의 경험과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정신분석적 이론의 심층적 이해와 충분한 경험과 훈련이 없는 미술치료사는 전이에 접근 하는데 유의해야 한다. 인간의 내적심연의 세계는 매우 깊어서 충분한 이해와 설명이 없으면 더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아 버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집단 미술치료 임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단 미술 치료사를 위하여) 집단 구성 전에 고려할 사항 (0) | 2023.02.01 |
---|---|
부적응 아동 청소년 대상 집단 미술치료에 대하여 (0) | 2023.01.26 |
<집단 미술치료> 집단 내에서 개인, 미술 치료사의 역할, 전이 (0) | 2023.01.23 |
<집단 미술 치료> 치료사가 유의 할 점 3가지-전문성, 체험, 매체 (0) | 2023.01.18 |
<집단미술치료 방법론> 집단미술치료의 시기별 일반적 이슈 - 초기 중기 종결기 (0) | 2023.01.18 |